일본 음식중에서도 초량왜관의 조선인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'스기야키' 였다. 오늘날의 스기야키는 철로 만든 냄비에 소고기와 파 등을 넣고 일본간장, 술, 다시마로 간을 한다. 당시의 스기야키는 삼나무로 만든 상자나 판자가 필요했다. 일본에서 흔한 삼나무로 상자를 만들어 하룻밤 물에 담가두었다가 불 위에 올려 음식을 조리하면, 삼나무는 타지 않고 안에 있는 움식이 익는다.
당시 스기야키는 국물이 있는 ' 스기바고야키杉箱焼き' 와 국물이 없는 '스기이타야키杉板焼き' 두 종류가 있었다. '스기바코야키' 는 삼나무로 만든 상자가 필요했다. 삼나무 상자 안에 육수를 붓고 된장을 풀어 끓인다. 여기에 각종 채소나 생선을 넣어 먹었다. '스기이타야키' 는 삼나무로 만든 판자를 숯불 위에 올려놓고 재료를 구워 먹었다. 두 음식 모두에 삼나무 향이 배어 나온다.
조선어 통역관을 지냈던 쓰시마 출신의 오다 이쿠고로는 <통역수작> 에서 " 지난번에 동래부사 연향에 참석하러 오셨을 때, 의뢰하신 대로 스기야키를 요리했습니다. 굉장히 마음에 드셨던 모양입니다. 드시고 남은 것은 관녀 와 여악인에게도 내려 주셨습니다. 연대청까지 가져오게 하여 드셨습니다. 스기야키는 부사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내려오신 양반님들도 좋아 하셨습니다" 라고 적었다.
또 하나 왜관에서 일본인들이 조선인 고관과 역관에게 대접한 음식중에 '승가기' 가 있다. 신선로에 미치지는 못하나 국물요리로 손쉽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좋았다. 1800년대 초반부터 김해 거리에는 우동과 일본식 메밀국수, 감귤, 아메다마 가 인기를 누렸고, 부자들이나 아전들은 일본 부채인 쇼우센을 사용하고 일본 종이와 벼루, 처마에는 일본 유리 풍경을 달고 여인들은 일본 양산을 들고 다녔다.